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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혁, 「101번째 괴담」  中

   | 줄거리

   하루에 하나씩, 친구에게서 오늘로 백 번째 괴담을 듣게 된 성호. 괴담이 끝난 뒤 텅 빈 학교를 맞닥뜨린 성호는 기억을 되짚다 친구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느새 사라진 친구가 걸어온 전화를 시작으로 성호는 그간 들었던 괴담들을 직접 겪게 되는데…….

   | 성장을 위한 단조

   괴담은 다양한 연령층에게 사랑받는 장르다. 입으로 전달되어 끊임없이 확장되고 깊어져 어떤 것에든 뿌리내릴 수 있는, 괴상하지만 그렇기에 흥미로운 이야기. 괴담은 있을 법할수록 인기를 얻는다. 존재할 법한 괴담은 전부 어떠한 사연을 품고 있다. 유일한 친구인 성호와 하나가 되어 영원히 함께하고자 했던 작품 속 ‘친구’처럼, 괴담에서는 어떠한 욕망을 하나씩 숨기고 있다. 101번째 괴담은 이러한 욕망과 이에 관한 성장을 매끄럽게 풀어 나간다.


   괴담을 무서워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소리쳤던 성호는 이후 ‘친구’와 마주하게 되었을 때 “나는 네가 무섭지 않다”고 말한다. 두려움에 도망치고 눈물 흘리며, 엄마를 찾아 헤매었던 첫날밤과는 다르다. 성호가 택한 건 포기가 아니라 직면이었고, 돌파였다. 이러한 성장은 단번에 이뤄진 게 아니었다.

   괴담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되기까지, 성호에게는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림자 살인마에게 그림자를 베여 팔에 상처가 나고, 배 갈린 고양이의 날카로운 손톱에 공격당했으며, 두 명의 엄마로 인해 혼란과 절망을 경험했다. “성호는 모든 걸 포기하고 쓰러져 어린아이처럼 울고 싶단 충동에 휩싸였다.”


   하지만 성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두려워만 하지 않았다. 괴담의 약점을 간파하고 되레 괴담을 집어삼켰다. 성호는 무뎠던 자신마저 삼켜낸 채 나아간다.

   살아가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단조(鍛造)를 경험할까. 성호는 몇 가지의 시련을 이겨냄으로써 본인에게 유리한 형태로 성장했다. 두들기거나 눌러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단조처럼 말이다. 성호 같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원하는 것을 쟁취해낸 경험을 떠올려 본다. 내가 가진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고 부딪힌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거뜬히 삼켜낼 수 있다. 겁먹어야 할 쪽은 성호가, 우리가 아니다. 단조는 여전히 진행 중이므로, 우리는 언제든 성장할 수 있다.​​​

D, W. 편지윤

 

   “이건 괴담을 잡아먹는 아이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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