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목말라서 소중한 사람을 상처 입히면 어떡해.”
김명진, 「셋 사랑」 中
| 줄거리
건강하지 못한 엄마와 다르게 달리기를 좋아하는 강태는 고등학생이 된 후 갑작스럽게 통증을 느끼게 된다. 통증의 원인은 테이. 새 학기 친구로 만난 그녀는 점점 강태와 가까워지려 한다. 자신도 모르게 훌쩍 다가오는 테이를 보며 강태는 자신의 마음을 정의내리기 위해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
| 사랑의 세 번째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
고등학생이 된 강태는 운동장을 달리며 생명력을 느끼는 건강한 여자아이이다. 그런 강태에게 “엄마의 병과 닮은” 테이는 인형처럼 보인다. 강태의 엄마는 사랑에 예민하고 그 때문에 몸이 아픈 부류이다. 강태는 사랑을 갈구하는 테이를 볼 때마다 엄마가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기억이 떠오른다. 사랑에 예민하여 몸이 아픈 엄마처럼, 강태는 테이를 만나고 통증을 느낀다.
그들의 첫 만남은 그저 우연이다. 생리대를 찾는 테이가 우연히 강태에게 말을 걸고 조용히 강태의 손에 글을 쓰며 시작한다. 테이의 손길에 긴장하는 강태. 그 장면은 독자로 하여금 긴장과 설렘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의 내용이 전개될수록 테이의 사랑은 커 가고, 강태는 통증을 느낀다. 테이가 아닌 테이의 사랑이 강태에게 통증을 주는 것이다. 강태는 그런 자신의 마음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작품에는 사전에 적힌 사랑의 세 가지 의미가 나온다. 첫 번째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두 번째는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마지막은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이다. 여기서 주목할 건 세 번째 의미이다. 제목이기도 한 세 번째 사랑은 이 작품의 최종 목표이자 목적지를 나타낸다.
작중 테이의 사랑은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의미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이런 테이의 사랑은 강태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테이는 강태와의 관계에 매달린다. 강태가 항상 자신의 편을 들어주고, 바라봐 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강태는 테이의 편에 서기를 망설인다. 그는 테이를 돕고 싶은 마음으로 친해졌을 뿐, 테이를 소중하게 느끼지 않는다. “강태는 테이를 세 번째로 사랑한다. 그래, 세 번째로 정의되던 사랑이었다.”
「셋 사랑」은 고등학생 여자아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교묘하게 엮어 놓은 작품이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물들의 정서를 건강으로 드러내는데, 그 대비가 간극을 만들어낸다. 두 사람은 우연에서 각기 다르게 출발하여 마침내 같은 목적지에 다다라 철없던 사랑의 의미를 찾아줄 것이다.